지은 지 60년 넘은 건물의 대변신, 숨겨진 오아시스의 집

Juhwan Moon Juhwan Moon
武蔵境の家, ディンプル建築設計事務所 ディンプル建築設計事務所 Taman Mod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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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도 사람처럼 나이가 들면 이곳저곳 아프기 시작한다. 우선 건물을 지탱하던 뼈대는 약해지고, 피부처럼 외벽을 감싸던 마감재는 낡고 허름해진다. 물론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는 방법이 제일 간단하다. 하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건축폐기물은 환경을 오염한다. 그뿐만 아니라 기존 주택에 머물던 기억과 추억마저 모두 사라져 버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래서 최근 주택시장에서는 낡은 집에 새 생명을 부여하는 디자인 아이디어를 주목한다.

우리와 가까운 일본에서는 목조주택이 대부분의 주거유형을 이루고 있다. 이는 지진이 잦은 일본의 자연환경과 풍부한 산림자원에서 비롯한다. 그리고 목조주택의 또 다른 장점이라면 개수와 보수가 콘크리트 주택과 비교해 간단한 점을 꼽을 수 있다. 그래서 이번 기사에서는 62년 된 낡은 목조주택에 새 생명을 선물한 사례를 소개한다. 일본의 건축사무소 Dimple Architects(ディンプル建築設計事務所)에서 새로 꾸민 집을 찾아가 보자.

<Photo: Takumi Ota>

1.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변신 전 전면 외관

오늘의 집은 일본 도쿄 도(東京都)의 무사시노 시(武蔵野市)에 60여 년간 자리를 잡은 단독주택이다. 처음 찾은 주택의 외관은 목조 2층에 박공지붕을 가진 모습이다. 주변에는 식물이 자라고 있어 싱그러운 기운이 가득하지만, 건물의 외벽은 낡고 허름한 인상을 남긴다. 건물의 대지와 만나는 도로 폭이 1m 남짓한 정도여서, 차량이 진입하거나 새로 집을 짓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땅이었다. 그럼 이렇던 외부공간은 어떻게 변신했을까?

2. 흰색으로 깔끔하게 정리한 변신 후 전면 외관

변신 후 다시 찾은 오늘의 집은 새하얀 색으로 외벽을 마감해 단순하게 꾸몄다. 흰색 벽은 캔버스처럼 마당에 심은 나무의 바탕이 된다. 그리고 현관 앞의 나무는 계절의 변화를 담아내고 시간의 흐름을 보여줄 것이다. 현관문은 나무로 디자인해 작은 포인트를 주고 자연스럽고 따뜻한 감성을 표현한다. 기존 주택의 맞배지붕과 처마는 그대로 살리면서,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내는 디자인도 눈여겨보자.

3. 다다미방으로 구성한 변신 전 실내공간

변신 전 실내공간은 일본의 전통적인 다다미방 구성이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좌식생활에 바탕을 둔 일본의 주택에서는 흔히 다다미방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의 생활방식을 담아내기에 힘들 때가 잦다. 또한, 개구부가 많은 집임에도 불구하고 벽이 많은 탓에 빛과 바람이 실내로 원활하게 들어올 수 없는 것이 문제였다. 낮에도 약간 어두운 모습에 낡은 마감재가 더해져 허름하게 느껴진다.

4. 현대인의 생활방식에 맞춰 꾸민 변신 후 실내공간

변신 후 같은 각도에서 촬영한 사진은 기존 벽을 제거해 밝고 개방적인 실내공간을 구성한 모습이다. 그리고 현대인의 생활방식에 맞춰 바닥의 다다미는 뜯어내고 원목 마루를 시공했다. 기존 주택의 미닫이문을 떼어내고 복도까지 실내공간을 확장했으며, 실내 벽을 흰색으로 마감해 밝은 분위기를 조성한다. 물론 답답한 인상을 남기던 천장도 뜯은 뒤에 구조재를 드러냈다. 덕분에 천장이 높아져 더욱 쾌적한 실내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기둥 사이에는 해먹을 걸어 편안하게 누워 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취약한 구조재는 새로 트러스를 짜 맞춰 보완했다.

5. 독특한 흙의 질감을 표현한 조리대

변신 후 집의 주방에서 독특한 분위기를 완성하는 디자인을 확인해 보자. 바로 '판축기법'을 사용해 흙을 다져서 만든 조리대 하단이다. 판축기법은 오늘날 철근 콘크리트처럼 거푸집에 접착력이 강한 흙을 부은 뒤 판으로 다져서 굳히는 기법이다. 특히 흙을 굳히는 동안 비중이 높은 알갱이는 아래로 가라앉고 가벼운 알갱이는 위로 떠오르는데, 이러한 과정을 수차례 반복하면서 생기는 경계선과 질감이 돋보인다. 수공예적인 감성을 북돋우면서 독특한 흙의 질감을 표현하는 조리대 아이디어다.

6. 깔끔하고 밝은 분위기를 살릴 욕실 디자인

오늘의 집은 욕실과 세면실을 습식과 건식으로 나눠서 꾸몄다. 그리고 두 영역 사이에 유리 벽을 시공해 밝고 개방적인 공간감을 유지한다. 물을 사용하는 욕실 바닥은 타일을 시공하고 벽은 흰색으로 깔끔하게 마감했다. 세면실 바닥은 욕실과 맞춰 같은 재료로 마무리하고, 돌과 나무의 질감을 살린 공간에서는 자연스러운 맛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7. 낡은 집으로 빛과 풍부한 공간감이 넘치는 집 만들기

전체 2층으로 구성한 오늘의 집에서 독특한 디자인 아이디어가 다시 빛을 발하는 순간은 바로 일본식 복층 공간인 후키누키다. 흔히 거실을 2층 높이로 구성하고 복층으로 복도나 생활영역을 만든 공간을 후키누키(吹拔)라 일컫는다. 오늘의 집은 후키누키 공간 2층 복도에서 1층을 바라볼 수 있도록 꾸미고, 흰색 상자 모양의 작은 다락방을 만들었다. 그리고 주변에 식물을 놓아 생동감 넘치는 풍경을 완성한다.

8. 도심 속 숨겨진 자연의 오아시스 같은 집

마지막으로 찾아간 공간은 사진 속 작은 뒷마당이다. 먼저 변신 전 건물 주변에 심겨 있던 식물에 더해 나무를 새로 심었다. 그리고 목제 데크로 테라스를 조성해 가족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장소를 마련했다. 그뿐만 아니라 울타리를 높게 꾸미고 시야를 적절히 가려 더욱 사적인 공간을 만든다. 도심 속 비밀스럽게 숨겨진 자연의 오아시스를 떠올리는 공간이다.

그럼 작은 안마당으로 아늑한 외부공간을 조성한 집은 어떨까? 여기 기사에서는 일상의 풍경에 쉼표를 찍는 소형 단독주택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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