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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고 방치된 집은 기능적으로 문제가 없다 할지라도 방치된 시간만큼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어 씁쓸하다. 여기저기 녹이 슬기도 하고, 곰팡이가 피어있기도 하며 음산한 기운이 돌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 공간들이 누구라도 살고 싶은 기분 좋은 공간으로 변신하는 과정은 언제나 놀랍다.
오늘은 가까운 나라 일본의 한 빈집이 변화하는 과정을 따라가 본다. 사람이 살지 않는 집에서 누구라도 들어가서 살고 싶은 집으로 변화하는 놀라운 과정을 지금부터 소개한다.
일본 Sway Design 에서 수리 및 리모델링을 맡았다.
수리 및 리모델링 작업이 들어가기 전의 외관이다. 전부를 다 철거하고 새로 지어야 할 만큼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여러 해 동안 비워진 채로 방치되었던 만큼 기능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었고, 디자인적으로도 조금 더 시대에 맞게 수정 작업을 진행했다. 일본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형태의 주택 외관이며 철제 미닫이문이 있는 공간이 현관이다. 현관 앞에는 기둥을 받힌 천장을 구성해 날씨로부터 자유로운 공간을 갖고 있었다.
집의 기본적인 뼈대는 대부분 그대로 남아 있지만, 특별히 주의 깊게 보지 않아도 다른 느낌이 나는 것은 현대적이고 혁신적인 세부 디자인 덕분이다. 외관에서 가장 큰 변화는 현관을 포함한 입구 영역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인 현대적 산물 중 하나인 콘크리트를 이용해 큐빅 형태로 신비스럽게 연출했다. 집에 들어가는 사람은 양쪽으로 막힌 콘크리트 벽을 두고 들어가게 되며 단단하면서도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입구의 콘크리트 벽의 바깥 부분에는 젠스타일의 작은 정원을 만들어 아기자기하면서도 아시아 특유의 정적인 분위기를 잘 표현했다. 아래에서 위를 향해 쏘는 정원의 조명도 그런 분위기를 배가시키는 역할을 했다. 조명이 더해지자 콘크리트 위로 만들어진 정원의 그림자가 고급스럽다.
새롭게 만들어진 입구 영역이다. 콘크리트의 짧은 터널을 들어가는 듯한 공간으로 연출됐고, 바닥은 흙길과 자갈길로 구분해 연출했다. 현관으로 연결되는 직접적인 길은 자갈길로 바닥을 깔고 큰 돌로 동선을 만들었다. 자갈길을 중앙에 두고 양쪽으로 흙길을 만들어 따뜻하다. 현관 디자인은 이런 흙길과 자갈길, 콘크리트 벽 모두를 한데 모아 시선을 집중시키며 모던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이미지가 잘 녹아들어 무척 인상적이다.
입구를 지나면 바로 옆으로 마주하게 되는 공간은 입구로 큰 창문과 유리문이 있었는데도 꽤 어두웠다. 오랫동안 비어져 있었던 만큼 먼지도 많이 쌓였고 전체적인 기능에 대해서도 새롭게 검사해볼 필요가 있었다.
새로운 창문과 바닥을 시공했다. 복도를 향해 열려있는 형태로 조정하고 전체적으로 더 넓고 조금 더 밝게 연출될 수 있게 신경 썼다. 복도에서 나무 기둥을 통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중앙에는 예술적 감각이 돋보이는 식탁과 단정한 의자를 두어 다이닝 룸의 기능에 충실했고, 공간의 한쪽 끝에는 식물 하나를 놓아 온기와 편안한 분위기를 더했다.
수리 및 리모델링이 있기 전 복도는 다소 많은 문을 연결하던 기능 외에는 특별히 눈에 띄는 디자인은 없었다. 곳곳에 부식이 진행된 바닥재와 벽면 천장은 확실히 변화가 필요해 보였다. 계단은 실제의 좁은 공간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이전의 계단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공간이 되었다. 현대 순수주의를 담은 계단실로 다이닝 룸의 경계를 짓던 나무 기둥 사이로도 볼 수 있다. 입구를 지나 왼쪽에 위치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현관을 통해 실내에 들어서면 눈에 들어올 전체적인 모습이다. 오른쪽은 다이닝 룸, 왼쪽은 계단실, 정면으로는 거실 공간과 이어진다.
앞서 살펴본 사진에서도 볼 수 있었던 다이닝 룸 뒤의 투명한 큐브 공간은 주방이다. 독특한 형태로 새롭게 구성해 인상적이다. 무엇보다도 주방을 완전히 분리된 공간으로 인식하고 닫음과 동시에 유리를 통해 시각적으로는 열어둔 아이디어가 재미있다. 주방으로 들어서는 길목에는 큰 돌을 통해 동선을 구축해 따뜻하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공간은 1층의 손님용 욕실이다. 고급스러운 패턴이 그려진 벽지로 구성했고, 세면 공간이 기댄 벽면에는 둥근 창문을 설치했다. 젠 스타일 특유의 성격이 잘 표현된 욕실 공간이기도 하다.
또 다른 주택 수리 및 리모델링 프로젝트가 궁금하다면 여기를 클릭해보자. 이전에 소를 키우고 우유를 생산해 유제품을 팔던 곳이었으나 시간이 흘러 더는 사용하지 않게 됐으며 방치가 되다 보니 폐허처럼 허물어가고 있었던 공간이 있었다. 누가 봐도 사람이 살 수 있을 공간으로는 들리지 않는다. 그만큼 크고 어려운 도전이었다. 그리고 프로젝트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누구라도 꺼릴 공간에서 누구라도 살고 싶은 공간으로 변신한 놀라운 과정을 지금 바로 살펴보자.
